[2007년 GDC에서 게임 디자이너 클린트 호킹이 발표한 강연의 대본을 번역한 것입니다. 클린트 호킹은 강연 자료를 공개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원본 자료는
http://www.clicknothing.com/의 우측 사이드바 DESIGN MATERIALS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호킹은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에서 스플린터 셀 3편과 파 크라이 2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고, 현재는 루카스아츠에서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호킹은 메이저 개발자 중에서 자기 철학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기로 유명하기도 한데요. 이 발표 역시 게임계가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길 제안하고 있습니다.
발표에서 호킹은 소설의 독자가 책에서 단서를 풀어내는 탐정이라면, 게임의 플레이어는 시스템을 탐험하는 탐험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게임에서 하는 탐험의 종류를 시스템 탐험, 공간 탐험, 자기 탐험으로 나누고, 지금까지 게임이 어떤 설계로 시스템과 공간의 탐험을 장려해왔는지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탐험, 즉 플레이어 자신을 탐험하는 시스템의 설계를 게임에 더 늘릴 것을 제안하고, 울티마 4가 그 점에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분석한 뒤 무하마드 알리를 소재로 한 가상의 자기 탐험 게임 시스템을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클린트 호킹 | 2007년 3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클린트 호킹이고, 오늘은
탐험에 대해 말할 겁니다. 꽤 광범위한 주제죠. GDC 웹사이트나 안내책자에서 강연 설명을 읽어보셨다면 이런 문구를 기억하실텐데요.
“이 강연은 인간의 탐험하려는 충동을 탐구한다.”
그게, 사실, 완전 거짓말입니다. 제가 처음 이 강연을 생각했을 때는 그러고 싶었어요. 인간인 우리를 미지에 부닥치게 만드는 선천적 욕구를 말하려고 했었습니다...
우리가 첫 발을 내딛도록, 가장 먼 곳까지 가도록 이끄는 열망에 대해 말하고 싶었어요.
500여년 전 콜럼버스에 앞서 레이프 에이릭손을 북아메리카로 이끈 그것.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가 중앙 아프리카에서 나일 강의 시원지를 찾도록 이끈 그것. 에드먼드 힐러리 경을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도달하도록 이끌고,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가도록 유혹하고, 커크 선장이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에 가도록 부채질한 그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수록, 그 충동을 이해하려 할수록, 실제로 탐험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탐정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