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4일

더 아트 오브 브레이드, 2부: 부끄러울 것 없는 덧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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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 《브레이드》의 아트 제작과정을 설명한 더 아트 오브 브레이드 2부입니다. 지난 “1부: 초기 구상”에 이어 이번에는 조나단이 그린 기능적인 프로토타입의 모습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변화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능성과 심미성의 조화, 어떻게 이루었을까요?
아,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겁나 크게 보입니다.


데이비드 헬맨
2008년 3월 12일
원문보기 [영어]

지난 글에서는 추상적인 색상 실험으로 시리즈를 시작했다. 나는 창세기 같은 선재적 색채의 소용돌이에서 나타난 《브레이드》의 구상을 즐겼지만, 처음으로 맡은 일은 좀 다른 것이었다. 조나단은 스크린샷을 하나 주고 그 위에 덧그려 주길 요구했다.
이것이다. 프로그래머스러운 감각의 장관. 비록 시각적으로는 어설펐어도, 게임은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제법 만들어져 있었다. 열쇠, 스위치, 사다리, 가시, 몬스터, 정장 입은 남자까지 다 있었다. 이 포스트를 끝까지 읽으면 이 화면이 최종적으로 게임에서 얼마나 변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이게 내 첫 시도다. 조나단이 준 스크린샷에서 세심하게 소재와 팔레트를 뽑아냈다. 슈퍼패미컴으로 나온 《요시 아일랜드》의 한 부분 같아 보이기도 하다. 배경은 온화하게 퍼지는 느낌을 의도했다. 이메일에서 나는 이 분위기를 “영묘하다!”[ethereal]라고 묘사했다.
다시 뭔가 아주 달라졌다. 이상하게도 배경은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조나단은 “사고 판독의 세계”[thought-conjecture-worlds]라는 표현으로 《브레이드》의 설정을 설명했고, 나는 공간이 언어적으로 표현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화제는 다르되 주제는 연관된 전경[foreground]을 어찌 칭찬하지 않을 수 있는가? (춤추는 사람들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결국 이 아이디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다층적이면서 언어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방식의 스토리는 유지했다.
고대 유적.
여기서 가장 잘한 것은 색상 팔레트이다. 회백질의 파랑, 완두콩의 녹색, 연어 살빛이 섬세하게 섞여 들어갔다. 색상의 자존성을 불완전하게 하여 한데 섞었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서로를 맡기는 느낌이 나와 좋았다. 예를 들어, 회백질의 파랑은 사실 파랑이 아니지만, 똑같은 양의 녹색과 노랑으로 회색빛이 된다. 하지만 맥락상으론 파란 느낌으로 보인다. 어쨌든 내가 보기엔 그렇다. 이런 종류의 표현에는 더 극적인 예가 있다. 조셉 알버스(Joseph Albers)의 그림을 보라.
추상성 면에서 나는 월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또 하나 제안했다. 나는 조나단에게 서로 시차[視差, parallax]가 다른 층으로 배경을 구성하자고 메일을 썼다. 그렇게 하면 멀리 있는 것은 앞에서 흐르는 다른 것에 가려지게 된다.[footnote]역주: 흔히 ‘parallax scrolling’으로 불리는 2D 그래픽의 배경 표현 기법. 여러 층으로 나뉜 배경 오브젝트를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게 하여 입체적인 배경처럼 보이게 한다. 위키피디아 항목의 예시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쉽다.[/footnote] 많은 게임이 이 효과를 쓰지만, 나는 배경 오브젝트가 뚜렷하게 구분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오브젝트의 외곽을 흐릿하게 해 주변과 섞이게 하려 했다. 우리는 이 아이디어를 썼다. 게임의 배경은 물처럼 모호하게 흐른다.
아, 색조가 바뀌었다. 여기서 가장 큰 변화는 배경의 잎사귀들이다. 내가 낸 아이디어인데 잎사귀들은 화면을 향해 흐르다가 멈춘다. 올려 보는 시점의 배경이다. 이것 역시 공간적 모호함과 사고 해독의 세계를 반영한 것이지만, 이건 너무 앞서 갔다.
내가 이 그림을 조나단에게 보냈을 때, 그는 중앙 발판[플랫폼]의 밑부분을 “잘라냈다”. 퍼즐게임의 플레이어는 모든 것의 위치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발판은 너무 눈에 띄는 기하학적 변화였다. 순수하게 심미적 가치만 있는 것을 가지고 퍼즐의 단서가 있을까 끙끙대게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작업을 하면서 플레이어를 괴롭히거나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제거하는 데 익숙해졌다.
자 이제 미래로 왔다. 프로토타입이 이렇게 거의 완성된 게임으로 오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만세!
“헬맨을 죽여라”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순수하게 심미적인 것은 제거한다고 했는데, 저 수백만 개의 잎사귀와 조류[藻類]를 그리고 돈을 받은 게 아닌가. 그건 ‘지적인 기만’ 아닌가?” 전혀 아니다! 잎사귀들을 다 밀착시켜서 플레이어가 그것을 “잎사귀 무리” 이상으로 보지 않도록 했다. 그걸 기능이 있는 것이나 퍼즐 해결용 아이템으로 보느라 정신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말이다. 나는 게임이 그 중요한 개념을 꽤 우아하게 도입했다고 생각하니, 당신도 찾고 싶은 것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의 관점은 어떤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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