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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인디게임 《
브레이드》(Braid)의 시각적 세계를 창조한 데이비드 헬맨이 쓴 “브레이드”의 아트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헬맨에게 메일을 보내 번역 및 게시 허락을 받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게임을 잘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브레이드》는 조나단 블로우가 디자인 및 제작하여 2008년 발매된 인디게임입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퍼즐/플랫포머 게임이지만, 아름다운 아트윅과 게임 메커닉 속에 담아낸 철학적인 주제로 수익과 비평 모두에서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엑스박스 360(XBLA), 플레이스테이션 3(PSN), 윈도 PC와 맥 버전 모두 출시되어 있고, ‘한글화’되어 있으니 아직 해본 적이 없다면 꼭, 반드시 해보시기 바랍니다.
게임의 디자이너인 블로우는 3년간의 개발기간 동안 이 게임을 위해 약 20만 달러의 사비를 들였는데, 이 중 생활비를 뺀 돈 대부분은 게임의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헬맨을 고용한 비용이었습니다. 헬맨은 웹코믹 아티스트로, 그림을 그린 “
A Lesson Is Learned But The Damage Is Irreversible”이라는 웹코믹이 제법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더 아트 오브 브레이드’)는 헬맨이 자신의 블로그에 “브레이드”의 아트를 구상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쓴 것으로, 게임디자인의 철학이 아트와 어떻게 협업하며 서로 변환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글입니다.
총 9부로 되어 있고, 각각의 글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하루 간격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자, 먼저 1부, “초기 구상”입니다.
데이비드 헬맨
2008년 3월 4일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로 출시될 조나단 블로우의 《브레이드》(Braid) 작업이 다음 달쯤에 마무리될 것 같다. (내 관점에서 게임을 보려면
내 포트폴리오의 페이지를 참고하고, 전반적인 브레이드 관련 뉴스를 보려면
공식 블로그를 참고하라.) 지금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좋은 때 같다. 이 글은 《브레이드》의 아트를 여러 측면에서 조명하고 그 뒤에 담긴 내 생각을 설명할 시리즈 중 첫 번째 포스트다. 시리즈 연재 중 몇몇 포스트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겠지만, 어떤 것(적어도 첫 글은)은 내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다루고 있다. 뭐, 하지만, 아트지 않은가! 내게 장면 뒷이야기나 창작자의 코멘터리는 항상 흥미로운 이야기였으니, 나 역시 누군가의 호기심을 해결해줄 수 있길 바란다.
먼저 이 모호하고도 선명한 디지털 페인팅부터 시작해보자. 다음은 2006년 여름,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했을 때 그렸던 것들이다. 당시 내가 《브레이드》에 대해 알고 있던 거라고는, 다양한 월드가 있고, 각각의 월드가 서로 다른 테마를 지니고 있으며, 각 테마가 고유의 그래픽적 해석을 지닌다는 것이었다. 다음의 초기 습작은 어떤 감각이 적합할지 살펴보려고 분위기와 색상을 구상해본 것이다.
지금 이걸 보니 무슨 생각이 날 이끌었는지 기억나질 않는다. 하지만 각각의 자연스러운 감각에 큰 인상을 받았었다. 상쾌하고 선명하며 차갑다. 얼마나 차가운지도 잊어버린 채 재킷도 입지 않고 야생의 아침을 맞이하는 것처럼. 또한 음침하고 무형적이고, 불안정하다. 무성한 오렌지 나무를 떠다니는 잿빛 보라색 구름도 있다. 구름은 재미 보러 나가는 남정네들 같다. 자연이란 강력하고 억제되지 않으며 한 곳에 머무름이 없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언제나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랄 수가 없다.
이것 역시 당시 무슨 생각으로 그렸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날 내 기분을 반영한 것이었겠지만, 나는 프로니까 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키겨로 노력했었다고 하자! 그 결과물의 빛을 보면, 그것이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볼 수 있다…잠깐 설명하자면, 게임 《브레이드》는 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고(思考) 실험이다. 플레이어가 방문하는 월드는 각각 자연과 시간에 대해 서로 다른 이론을 나타낸다. 플레이어는 철학적인 주인공 팀(Tim)이 되어 새로운 이론을 시험하고, 그 내포된 의미를 발견한다. 각각의 새로운 이론은 수수께끼와 발견을 가져다 주지만, 팀이 지닌 불확실성을 더 깊어지게 하여 불안정하게 만들고 일관된 세계관의 근간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이 그림들처럼 《브레이드》에서 현실이란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의 힘은 강력하고, 때로는 위압적이지만, 팀의 관점이 변화함에 따라 함께 변형된다. 때문에 나는 이 이미지에서 재발명, 힘, 불안정 같은 것들을 보았다. 당신이 조랑말이나 토끼를 봤다면, 내게 말해달라.
이 포스트 상단의 타이틀 화면을 보면, 그런 표현주의적인 요소는 분명 게임에서 제 자리를 잡았다. 타이틀 화면에 관련된 테마에 관해서는 말할 것이 더 있는데, 그건 앞으로의 글에서 말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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