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9일

창업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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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프로그래머이자 에세이스트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의 에세이입니다. 그라함은 주로 젊은 기술 관련 창업회사들에 투자하는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 YC)라는 벤처 캐피털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약 150여개에 달하는 창업사에 투자를 했는데요. 투자를 받은 회사 중에는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reddit), 휴대전화기반 GPS 공유 시스템을 개발한 ‘룹트’(Loopt)도 있습니다.

YC는 일 년에 두 번 3개월 과정으로 스타트업 학교(Startup School)를 운영하는데요. 이 에세이는 그라함이 2009년 스타트업 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창업을 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원제: What Startups Are Really Like (원문보기 [영어])

폴 그라함

2009년 10월


스타트업 학교에서 뭘 말해야 할까 확신이 안 섰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투자했던 곳의 창업자들에게 물어보기로 했죠. 아직 제가 쓰지 않은 주제에 뭐가 있을까요?

저는 제가 쓴 창업에 대한 에세이를 검증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다른 주제에 대한 글도 틀린 게 없으면 좋겠지만, 검증할 방법은 없죠. 하지만 창업에 대해서는 여섯 달 간격으로 70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검증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창업자 모두에게 이메일로 창업을 시작하며 허를 찔려 놀랐던 게 뭐가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답을 받아보니, 제 질문이 잘못 되었더군요. 제가 아무리 잘 설명해도 그 중에는 그들을 놀라게 한 것이 없었습니다.

대신 받은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가장 제 허를 찔렸던 것은 사실 모두 잘 예측했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놀란 것에 대해 100가지가 넘는 다른 대답을 받았습니다.

그 대답에는 아주 분명한 패턴이 있었죠. 여러 사람이 정확히 똑같은 것에 놀랐다는 것은 주목할 만 했습니다. 다음이 그 주요한 패턴입니다.

1. 공동창업자 관계에 신중해야 했다

이건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언급했던 겁니다. 이 대답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공동창립자를 고를 때 세심함, 다른 하나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들은 공동창업자를 고를 때 능력보다는 인품과 헌신에 더 주의를 기울이면 좋았을 거라고 했습니다. 특히 실패한 창업이 그랬죠. 그들은 약속을 져버릴 동업자는 고르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다음이 가장 전형적인 대답입니다.

창업해서 함께 일해보지 않고는 그 사람의 본성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인품이 중요한 이유는 창업이 그 어떤 상황보다 더 자주 인품을 시험 받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 창업자는 창업자 간의 관계가 능력보다 중요하다고 분명하게 전해왔습니다.

저는 능력 좋은 낯선 사람보다는 친구와 함께 창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창업은 매우 힘들고 감정적이기 쉽죠. 우정에서 오는 유대감과 정서적인 지지가 실적을 더 내는 것보다 가치 있습니다.

우린 이미 오래 전에 이 교훈을 배운 적이 있죠. Y 콤비네이터의 신청서를 보면 창업자들의 능력에 대한 질문보다는 헌신과 관계에 대한 것이 더 많습니다.

성공한 회사의 창업자들은 공동창립자를 고르는 것보다 서로 관계를 유지하는데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더 무게를 두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를 놀라게 했던 건 창업자 간의 관계가 우정에서 결혼으로 변했다는 겁니다. 저와 제 동업자와의 관계는 친구로 시작해서 거의 항상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게 되었고, 재정상태에 애태우고 뒤처리를 같이 하는 사이가 됐죠. 회사는 아예 아기에요. 이렇게 요약할 수 있어요. “잠자리만 같이 안 하는 결혼.”

여러 사람들이 “결혼했다”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평범한 동료 사이보다 훨씬 더 강렬한 관계죠. 스트레스가 엄청나나서 그렇기도 하고, 무엇보다 창업자들이 회사 그 자체이니까요. 그러니 이 관계는 최고의 인재로 이루어져서 세심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게 모든 것의 근간입니다.

2. 창업이 삶을 잠식한다

공동창립자 간의 관계가 일반적인 동료 관계보다 더 강렬하듯, 창립자와 회사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건 일자리를 얻거나 학생이 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멈추는 게 없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일이라 직접 닥쳐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footnote]대학원생들은 이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항상 학위논문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학기가 끝난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footnote]

깨어 있는 순간 대부분을 회사에서 일하거나 회사를 생각하며 보내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다른 사람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비하면,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겁니다.

창업사의 빠른 페이스가 시간이 느린 것처럼 보이게 하며 이를 더 악화시킵니다.

제가 가장 놀란 건 시간에 대한 관점이 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창업회사를 운영하며 시간이 늘어난 것 같았던 게 기억나네요. 한 달이 굉장히 길었죠.

가장 좋은 경우에는, 완전한 몰입이 흥미를 불러일으켰죠.

회사에 그 만큼이나 열중할 수 있다는 데 놀랐습니다. 밤낮을 안 가리고 회사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그걸 “일”이라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건 말해야겠네요. 저 말은 우리가 올 여름에 투자한 사람이 보내온 겁니다. 몇 년이면 그에게서 저런 활기를 볼 수 없을 겁니다.

3. 감정은 롤러코스터 같다

이것도 많은 사람들이 놀랐던 것 중 하나입니다. 감정의 기복은 그들이 대비했던 것보다 더 심했습니다.

창업에서는 어떤 것이 한 순간에 잘 나가다가, 또 다음에는 희망이 사라집니다. 여기서 다음이라고 한 건 몇 시간 뒤를 말한 겁니다.

감정적 기복이 저를 가장 놀라게 했던 겁니다. 하루는 우리가 차세대 구글이고 섬을 몇 개 사게 될 거란 꿈을 꾸었죠. 그리고 다음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철저한 실패를 어떻게 알려야 할까 숙고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계속 되요.

힘든 시기는 분명 떨어졌을 때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거기서 크게 놀랐습니다.

힘든 하루, 혹은 한 주 동안 모두의 의욕을 유지시키는 게 어려웠습니다. 떨어지면 떨어질 수 있을 만큼 떨어집니다.

그리고 나서 사기를 올릴 만한 큰 성공이 없다면, 지치게 됩니다.

당신(그레이엄)이 창업자들에게 했던 가장 기본적인 충고는 “죽지는 마라”는 거였죠. 거저 오지 않는 성공으로 부담을 덜려고 하지 말고, 계속 회사를 운영할 에너지를 가져야 하고, 그 에너지는 창업자 본인에게서 나오는 거라고요.

여러분이 가질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 이상 일할 수 없게 된다고 해도 그걸로 세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유명한 창업자들 대다수가 길을 걸으며 몇 번이나 실패를 겪어 왔습니다.

4. 재미있을 수 있다

희소식은, 좋을 때는 또 정말 좋다는 겁니다. 여러 창업자들이 창업이 재미있었다는 것에 놀랐다고 전해왔습니다.

창업하는 것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건 고려하지 않으신 것 같군요. 저는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는 제 친구들보다 제가 하는 일에 훨씬 더 만족합니다.

그들이 가장 좋아한 건 자유였습니다.

저는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것, 제가 믿는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이렇게나 좋을 수 있다는 데 놀랐습니다. 전에 했던 청부업자 같은 일과는 반대로요. 그보다 좋을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죠.

그런데 솔직히 제가 창업이 고되고 힘들다며 여러분을 오도하고 있다고 해도, 그걸 굳이 고치진 않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창업을 하는 게 냉혹하고 고되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하게 하고서 몇 달 뒤에 “재미요? 장난해요?”라고 하는 것보다 낫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재미 없을 겁니다. 우리는 응모 과정에서 그걸 견뎌내지 못 할 사람을 골라내는 데 많은 노력을 합니다. 우릴 위한 것이기도 하고,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죠.

서바이벌 훈련 코스가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창업을 시작하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재미 없습니다.

5. 끈기가 열쇠다

많은 창업자들이 창업에 있어 끈기가 중요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건 부정적인 면도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창업자들은 먼저 필요한 끈기의 양에 놀랐습니다.

모두 굳은 결의와 끈질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결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몇 번을 더 말해도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 끈기가 그것만으로도 장애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필요하다는 것에도 놀랐죠.

끈기가 있다면, 통제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문제조차도 저 스스로 해결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창립자들이 특히 끈기가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끈기가 가공되지 않은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데 몇 번이고 놀랐습니다.

이는 지성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능력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동창립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인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6.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끈기가 필요한 이유는 모든 일이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놀랐습니다.

모든 일이 오래 걸린다는 것에 계속 놀랐어요. 여러분의 제품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거라 가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은 흔치 않습니다. 개발에서부터 거래(특히 거래)까지 모든 것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두세 배는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창업자들이 허를 찔렸던 이유 중 하나가, 그들 스스로가 일을 빨리 처리했으니 다른 이들도 그럴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창업회사가 대기업이나 벤처 캐피털리스트 같은 관료적인 조직과 접할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란무시무시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그게 자금조달과 기업시장이 그렇게 많은 창업회사를 죽이고 불구로 만드는 원인입니다.[footnote]창업회사가 느리게 움직이는 조직과 함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과의 계약과정을 별도로 떼어놓는 겁니다. 계약을 매듭지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상태라면 그들에게 목숨을 맡겨놓는 셈입니다. 그걸 피하려면 극단적인 수단을 쓰는 것도 의미가 있죠.[/footnote]

하지만 저는 창업자들이 그것에 허를 찔렸던 가장 큰 이유가 자신감이 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처럼 금방 성공을 할 거라 생각했던 거죠. 성공한 창업사 100곳 중에서 한 곳 정도만 그런 궤도를 거치는데, 다들 “우리가 그 한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하죠.

그런 사람들은 성공적인 창업자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겁니다.

제가 창업하기 전에 가장 이해하지 못 했던 것이 끈기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거였습니다. 성공한 창업회사들이 성공하기까지 ‘정말로’ 긴 여정이었습니다. 적어도 3년이고, 아마 보통은 5년 이상입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것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모든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린다고 해서 단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일한다면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일은 더 잘 될 겁니다.

긴장을 풀어보니, 우리가 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실패하면 안 된다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가득 찬 불편하고 신경질적인 에너지는 싹 사라졌죠. 이제 우리 회사와 제품, 고객을 위해 최선인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라면 수익성’(ramen profitability)[footnote]역주: 폴 그라함이 과거의 에세이 “자금조달 생존 가이드”[영어](A Fundraising Survival Guide)에서 언급한 것으로, 자기 생계비 지출에 딱 충분할 정도로만 버는 상황을 말합니다.[/footnote]에 도달하면 훨씬 상황이 나아지는 이유입니다. 다른 태도로 일할 수 있게 되죠.

7. 아주 사소한 것들

우리는 창업이 마법 같은 아이디어로 성공하는 일은 드물다고 자주 강조합니다. 제 생각에 이제는 창업자들이 그걸 머릿속에 잘 새겨둔 것 같네요.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게 창업회사 내부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여러분은 다양한 일을 해야 합니다.

매력적이라기 보다는 괴롭습니다. 무작위적인 타임슬라이스는 스웨덴어 윈도에서 알 수 없는 DLL 로딩 버그의 원인을 찾거나, 회의 전날 밤에 재정 모델 스프레드시트에서 버그를 찾아야 하는 것과 같아요. 빛나는 전략적 통찰이 번쩍 하는 거랑은 다르죠.

해커 출신 창업자 대부분은 프로그래밍만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여러분이 실패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럴 필요가없습니다.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프로그래밍만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는, 실패할 겁니다.

이 원칙은 프로그래밍 그 자체에도 적용이 됩니다. 하나의 빛나는 기법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경우는 드물죠.

하나의 기능이나 계약, 뭐든 간에 성공을 가져다 줄 것 하나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단 한가지로만 되는 일이 절대 아닙니다. 모든 것이 말 그대로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뭔가에 도달할 때까지는 여러 가지 일을 계속 하고 있어야 합니다.

드문 경우지만 독창적인 기법이 부를 가져다 주었다 해도,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대박 칠 기능 같은 건 없습니다. 있다 해도 뭔지 알 수 없죠.

그러니 최선의 전략은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겁니다. 계란을 전부 한 바구니에 넣지 말아야 하는 건 상식인데, 이건 어떤 바구니가 최선이라는 걸 알고 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에 있어서는 그게 뭔지도 알 수 없죠.

8. 최소로 시작해야 한다

많은 창업자들이 가능한 가장 단순한 것으로 시작하는 게 중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지금은 여러분 모두 빨리 릴리즈하고 반복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YC에서는 그게 사실상 진언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고서 크게 데이더군요.

하나의 완성된 어플리케이션으로 간주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가장 작은 것을 만들어 내보내야 합니다.

왜 사람들은 첫 버전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까요? 대부분 자존심 때문이죠.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걸 내보내는 걸 싫어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 점에 대해 지적할까 걱정하죠. 하지만 이걸 극복해야 합니다.

얼핏 보기에 “단순한” 것을 한다고 해서 의미나 가치, 이유가 없는 일을 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이 뭐라 말할지는 걱정하지 마세요. 악플러(troll)들이 꼬이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것을 내놓았다면 런칭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는 말입니다.[footnote]이건 런칭한 것에 창피 당하지 않는다면 런칭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린 것이라는 레이드 호프만(Reid Hoffman, 역주: 인맥 사이트 Linkedin의 창업자)의 원칙의 변형입니다.[/footnote]

한 창업자는 이게 창업만이 아니라 프로그래밍 전반에 대한 접근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저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이제 코딩할 때가 되면 이런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써야 다른 사람들이 내 코드를 볼 때 어찌 그리 사소한 것으로 사소한 일을 하는지 놀라게 할 수 있을까?”

과도한 엔지니어링은 독입니다. 초과근무 하고 초과근무수당을 받는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다음에 모순되는 일이 없도록 그동안 했던 거짓말을 기억해야 하는 상황에 더 가깝죠.

9. 사용자 참여

제품 개발은 런칭하기 전까지 입을 열지 않는 사용자와의 대화 같습니다. 런칭하기 전 여러분은 목격자에게 범인의 첫 스케치를 보여주려는 몽타주 제작자나 마찬가지죠.

빨리 런칭하는 게 중요합니다. 초기 버전을 제품으로 생각하지 말고 여러분과 대화할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술수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 수 있거든요.

저는 창업의 초기 단계를 거대한 실험이라고 생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모든 제품이 실험으로 간주되면, 가망성 있는 결과를 보여주는 시장을 매우 빨리 가지게 되죠.

여러분이 사용자와 대화를 시작하면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놀라게 되리라 장담합니다.

고객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무엇에서 가치를 찾았고, 무엇에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있는지 굉장히 놀랄 만한 정보를 밝혀줄 겁니다.

이건 보통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고객은 여러분이 만들어 놓은 건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구현하기 쉬운 다른 사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뭐든지 런칭해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고객은 자신이 찾는 게 뭔지 표현할 수 (혹은 깨달을 수) 없습니다.

10. 생각을 바꾸었다

사용자들의 참여에서 이득을 보려면 여러분이 생각을 바꿀 용의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창업자들에게 창업 아이디어를 청사진보다는 가설로 보도록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생각의 변화가 효과가 있다는 것에 놀라더군요.

여러분이 일이 어려워진다고 불평한다면, 보통 해줄 수 있는 충고는 열심히 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창업에서도 해결하기 쉬운 문제를 찾는 게 나을 겁니다. 해법공간(solution-space)을 최대한 활용하는 건 친숙하고 솔직하죠. 하지만 문제공간(problem-space)에서 놀아야 더 엄청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유연성 없이 순수하게 결심한 것만 따른다면, 평범한 국소최대(local maximum) 이상을 얻지 못 하는 탐욕스러운 알고리즘이 됩니다.

누군가 결심을 할 때, 길고 어렵지만 결국에는 아무 것도 얻지 못 하는 길을 따르게 될 위험은 여전히 있습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전진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길을 찾아 돌아갈 수도 있기를 바랄 겁니다. 한 창업자가 그걸 간결하게 아주 표현했습니다.

빠른 반복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이 충고를 따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창업 아이디어, 특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판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경험 많은 창업자들은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젠 더 이상 아이디어를 비웃지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좋은가 나쁜가를 판단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깨달았거든요.

뭐가 통할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그 때마다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할 뿐이죠. 우리도 YC를 그렇게 운영합니다. 그게 통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럴듯한 가설로 보이니까요.

11. 경쟁자를 걱정하지 않는다

여러분 자신이 대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뭔가 죄지은 것처럼 행동을 하죠. 여러분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고 내 생각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합니다.

이 불안은 거의 대부분 잘못된 겁니다.

보통 얼핏 보기에 경쟁자나 위협으로 보였던 회사가 실제로 보면 전혀 아니었습니다. 설사 같은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들은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사람들이 경쟁자에 과잉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진짜 열쇠였다면, 똑같은 아이디어를 가진 경쟁자가 진짜 위협이 될 겁니다. 하지만 보통 중요한 건 실행이죠.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목격하며 야기되는 두려움은 몇 주 뒤면 모두 잊혀집니다. 결국엔 항상 자기 제품과 마케팅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죠.

경쟁자가 아무리 많은 주목을 끌었다고 해도 이는 보통 사실입니다.

블로거들의 수많은 찬사를 타고 나타난 경쟁자가 진짜 이기는 게 아닙니다. 금방 사라질 수도 있죠. 그보다 신경 써야 할 건 고객입니다.

찬사가 사용자를 만족시키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기술만큼 복잡한 것에 있어선 그렇죠.

12. 사용자를 얻기 어렵다

그럼데도 많은 창업자들이 사용자를 얻기 어려웠다고 한탄했습니다.

사용자를 모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지 상상도 안 됐습니다.

이건 좀 복잡한 주제인데요. 사용자를 얻지 못 하면 문제가 뭔지, 제품의 어떤 점이 나쁜 건지 알 수도 없습니다. 심지어 좋은 제품이라도 전환이나 통합비용 때문에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워요. 특히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더 그렇죠. 그 쪽 개발자들에게 없던 일이 생기는 거거든요. 여러분이 작은 회사라면, 그들은 급할 거 없다고 생각합니다.[footnote]여러분이 뭘 만들었느냐 물어보는 건 사실 그게 좋은지 물어보는 게 아닙니다. 그것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투자할 만큼 좋은지 물어보는 거죠.[/footnote]

한 창업자는 우리가 고객 습득에 대해서는 충분히 신경 쓰지 못 했다며 YC에 날카로운 비평을 전했습니다.

YC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엔지니어링을 하라고 설교했습니다. 충분한 만큼의 사람이 행복해 하고 어플리케이션이 도약할 때까지 끝없이 기능을 제공하라고요. 그런데 고객을 얻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거의 말 안 했어요.

그럴 겁니다. 이건 우리가 고쳐야죠. 특히 게임 같은 어플리케이션에서는요. 여러분이 기술적 도전이 대부분인 것을 만들고 있다면, 입소문에 의지할 수 있습니다. 구글처럼요. 한 창업자는 그게 꽤 효과가 있었다는 데 놀랐습니다.

아무도 우리 제품을 사지 않을 거라는 근거 없는 공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열심히 한다면 상황은 점진적으로 나아질 겁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다른 유형의 회사라면 기능보다는 계약과 마케팅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13. 계약은 최악의 경우를 예상한다

계약은 실패합니다. 그건 창업의 세계에서는 불변의 사실입니다. 창업사는 힘도 없고, 좋은 창업 아이디어도 잘못 비춰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모두 여러분과 계약하길 꺼려하니, 계약에 성공할 방도가 없죠.

특히 투자자와의 계약이 그렇습니다.

되돌아 보면, 더 이상 외부투자를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전제 하에 운영했다면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겁니다. 그랬다면 일찍부터 수입원을 찾는 데 집중했을 건데요.

저는 보통 비관적인 충고를 하는 편입니다. 돈을 얻을 수 없을 거라 가정하세요. 만약 누군가 여러분에게 돈을 준다면, 그 이상은 절대 얻을 수 없을 거라고 가정하세요.

누군가 여러분에게 돈을 주면, 받으세요.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네요. 작년에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끌어 모을 기회가 있었는데 기회를 못 잡았습니다.

왜 창업자들은 제 말을 무시할까요? 아마 그들 천성이 낙관적이라 그럴 겁니다. 물론 여러분이 뭔가 대단한 것을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는 긍정적이어야죠. 하지만 대기업이나 투자자들에 대해서 낙관적이라면, 사서 고생하는 겁니다.

14. 투자자는 우둔하다

많은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의 무지에 놀랐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어떤 것에 투자하고 있는지조차도 몰랐습니다. 하드웨어 장치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제가 장치를 좀 시연해 달라고 했더니 스위치 켜는 데도 쩔쩔 메더군요.

엔젤 투자자는 벤처 캐피털리스트(이하 VC)보다는 좀 낫습니다. 보통 자기들 스스로가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VC 투자자들은 거의 자기가 뭘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생각은 몇 년이나 뒤떨어져 있더군요. 훌륭한 사람이 소수 있긴 했지만, 우리가 계약하는 투자자의 95%는 전문적이지도 않고, 비즈니스 능력이 좋은 것 같지도 않고, 어떤 창조적 비전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 사람들입니다. 엔젤은 그래도 보통 말이 좀 통하죠.

왜 창업자들이 VC의 무지함에 놀랐을까요? 그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VC들이 대단해 보이는 이유는 그게 그들의 전문분야라서 그렇습니다. VC가 되려면 자신이 수백만 달러를 맡길 만한 사람이라고 자산 관리사들을 설득해야 하죠. 어떻게 그게 될까요? 자신감으로 충만한 것처럼,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footnote]어떤 VC는 정말 그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건 과대평가하는 겁니다. 정체를 밝히려면 유한책임조합원(limited partner)을 설득할 만큼 잘 말할 수 있느냐를 봐야죠.[/footnote]

15. 투자자들과 게임을 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여러분을 판단하기에는 모자라기 때문에, 스스로를 팔려고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한 창업자가 가장 놀랐다고 말한 게 이겁니다.

투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고 거짓 확신을 줘야 했던 것.

이건 YC 창업자들의 경험에서 ‘제’가 놀랐던 것이기도 합니다. 올 여름 우리는 새 창업자들에게 자금조달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YC 출신 창업자 몇 명을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한 충고의 거의 100%가 투자자의 심리에 대한 거더군요. 저는 제가 VC에 대해 좀 냉소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창업자들은 훨씬 더 냉소적이었습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하는 것이 바로 가식입니다. 그건 통하죠.

VC는 자기들이 좋아하는 회사가 자신을 파는 데 능한 곳들이라는 생각조차 못 합니다.[footnote]이건 방위산업체나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을 바보로 보고 팔릴 것을 만들기보다 파는 과정에 더 노력을 기울입니다.[/footnote] 앞서 봤던 것과 똑같은 현상입니다. VC들은 유한책임조합원에게 자신감 있는 것처럼 보여 돈을 얻고, 창업자들은 VC들에게 자신감 있는 것처럼 보여 돈을 얻죠.

16. 운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창업사와 돈 사이를 연결하는 이 쓸데없는 결합을 보면, 운이 계약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서 그리 놀랄 건 아닙니다. 그런데도 많은 창업자들이 그것에 놀랐더군요.

저는 행운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얼마나 많은 것이 우리의 통제 밖에 있는지 몰랐었습니다.

유명한 창업회사를 생각해 보면, 운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분명이 볼 수 있습니다. IBM이 DOS에 독점 라이선스를 주장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왜 창업자들이 운에 당할까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안 당합니다. 그런데 능력이 최대의 가치이고 그만한 대우를 받았던 세계에서 살던 해커들은 당합니다.

우리가 창업을 시작했을 때, 저는 창업자의 꿈에 젖어 있었습니다. 이건 능력의 게임이라고 생각했죠. 어떤 면에서는 그게 맞습니다. 능력 있는 건 가치가 있죠. 그만큼 굳은 결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운이야말로 가장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가장 좋은 모델은 능력과 결의, 행운의 ‘산물’이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얼마나 좋은 능력과 결의를 가지고 있더라도, 행운이 제로라면, 결과도 제로입니다.

앞선 행운에 대한 대답들은 실패한 창업자가 했던 말이 아닙니다. 빠르게 실패한 창업자들은 자기자신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죠. 그리고 빠르게 성공한 창업자는 자기들이 얼마나 운이 있었는지 깨닫지 못 합니다.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행운의 중요함을 알아봅니다.

17. 공동체의 가치

놀랄 만큼 많은 창업자들이 창업을 시작하며 놀랐던 것이 공동체의 가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YC 창업자들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말하는 것이기도 했죠.

비슷한 장애물을 비슷한 시기에 직면하는 YC 출신 동료 그룹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건 별로 놀랄 건 아닙니다. YC가 의도한 것이 그거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더 큰 의미에서의 창업 커뮤니티의 가치에 놀랐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산다는 게 대단한 이점입니다. 직접 도울 수는 없어도 최첨단 기술과 창업관련 소식을 모두 들을 수 있고, 어쩌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다반사죠.

특히 그들을 놀라게 했던 건 보편적인 박애의 정신이었습니다.

제가 본 가장 놀라웠던 것 중 하나가 기꺼이 우리를 도우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성공을 도와줬다고 해서 그들에게 돌아가는 건 아무 것도 없었는데도요.

그리고 특히 그게 정상까지 뻗칠 수 있다는 것에도 놀랐죠.

저를 놀라게 했던 건 중요하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쉽게 그 사람들과 만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굉장한 거죠.

이게 제가 이 세계에 있는 걸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부를 창출하는 것은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등을 찔러 이기려고 할 필요는 없죠.

18. 존중 받지 못 한다

창업자들은 제가 잊고 있던 것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창업의 세계 바깥에서 창업자들은 어떤 존중도 받지 못 합니다.

사회에서는 “당신이 들어보지도 못 한 x라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작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더 많은 존중을 받더군요.

이는 외부 세계에서는 창업회사들을 못 알아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좋은 줄 알았던 창업 아이디어가 나빠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당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95%가 직관적으로 그 아이디어는 망할 거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안 하겠지만요.

불행히도 이건 연애까지 해당됩니다.

창업자라고 해서 여성에게 관심을 받지 못 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에 대해선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었네요.

19. 성장하며 상황은 변한다

마지막으로 창업자들이 놀랐다고 전해온 것은 성장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뀐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점점 프로그래밍에서 손을 떼게 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의 직업 설명을 기술 책임자/CEO라고 쓰는 건 6-12개월 뿐입니다. 코딩에서 멀어지고, 경영/기획/회사구성, 고용, 뒤처리, 몇 달 뒤에 벌어질 일을 위해 준비하는 일은 많아지죠.

특히 이제 여러분은 서로 다른 동기를 가진 직원들을 다뤄야 합니다.

저는 제가 열아홉살일 때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창업자적인 사고방식을 알고 있었고 그것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직원의 사고방식은 꽤나 달라서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다행히도, 여러분이 순항궤도에 한 번 들어서면 스트레스는 한결 줄어듭니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 받았던 스트레스의 75%는 이제 덜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게 훨씬 즐길만한 게 되었죠. 자신감이 넘치고, 인내심도 생겼고, 싸움도 줄었고, 잠은 늘었습니다.

성공하는 창업회사들이 다 이렇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75%는 좀 높은 편입니다.

슈퍼 패턴

조금 다른 패턴도 있긴 했지만, 여기 나열한 것들이 가장 주요한 것입니다. 이 목록을 처음 보고 딱 든 생각이 패턴에 대한 패턴, 그러니까 슈퍼패턴이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금방 찾아냈습니다. 제가 목록을 보여준 YC 창업자도 그러더군요. 원래 이 목록은 제가 사람들에게 말한 적이 없는 것으로 채우려고 했습니다. 이 목록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다 제가 사람들에게 이미 말했던 거라는 겁니다. 만약 제가 창업자들의 대답을 종합하지 않고 똑같은 요점으로 새 에세이를 썼다면, 모두들 제가 아이디어가 바닥나서 똑같은 걸 반복하고 있다고 했을 겁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창업자들의 대답을 봤을 때 공통점은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제가 말했던 것과 다르지 않지만, 더 하면 더 하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답을 찾으려면, 창업이 ‘무엇’과 다른가 물어봐야 합니다. 그 답은 분명합니다. 창업은 일자리를 갖는 것과 다릅니다. 보통 다른 사람의 노동모델은 일자리를 가지는 겁니다. 스며드는 거죠. 여러분이 일자리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해도, 여러분의 부모님, 여러분이 만나본 어른들 모두가 그랬을 겁니다.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은 창업이 일자리를 갖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저런 것들에 놀랍니다. 그건 왜 세심하게 공동창립자를 고르고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도 설명해 줍니다. 동료와의 관계와는 다르죠. 왜 기복이 그렇게 심한가도 설명합니다. 일자리를 가지면 기복은 훨씬 더 줄죠. 하지만 좋을 때는 왜 그렇게 좋은지도 설명해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자유를 상상도 못 합니다. 목록 아래로 내려올 수록 거의 모든 놀라움은 창업이 일자리를 얻는 것과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는 놀라움입니다.

여러분이 자라면서 보아온 노동모델처럼 그렇게 스며들어서는 아무 것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최선의 방법은 그걸 의식적으로 경계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처음 창업으로 뛰어들면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힘들다고 하던데.” 그러다가 “그렇게 나쁠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할 겁니다. 놀라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그 다음에는 이런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나쁠 거라는 걸 믿을 수 없다면 내 노동모델은 일자리야.”

[이 에세이의 초고를 봐준 제시카 리빙스턴과, 이메일에 대답해준 모든 창립자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댓글 4개:

낭아 :

창업자라고 해서 여성에게 관심을 받지 못 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에 대해선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었네요.



이부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gump :

몇일전에 창업을 한 후배 2명을 만났는데, 각기 다른 형태로 창업...

먼저 창업한 후배 하나가 아주 멋진? 절절한 말을 하더군요...

최악으로 생각했던 상황보다 최소 2배 이상 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꺼라고... 그걸 해쳐나가야 창업을 해서 성공이 아니라;;; 일단 살아남을 수도 있다고 ...

ㄴㅇㄱ :

고맙습니다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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